2026 선양 맨몸마라톤 후기 — 영하 10도 맨몸 7km 도전기

“영하 10도에 웃통 벗고 달리자고? 뛰고 나면 왜 또 신청하는지 알게 된다.”

이미지 출처: 노컷뉴스 기사(클릭 시 원문)

대회 기본 정보

2026년 1월 1일 오전 11시 11분 11초,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물빛광장에서 출발해 갑천변을 도는 7km 코스로 열린 선양 맨몸마라톤은, 추첨으로 뽑힌 2,026명이 3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새해를 맨몸에 가깝게 여는 이색 러닝 축제였다. 남성은 상의 탈의, 여성은 탱크톱·브라톱·민소매 상의에 반바지나 타이츠를 입는 최소한의 복장으로 달렸고, 러너와 가족, 구경객까지 합쳐 현장은 사실상 ‘한겨울 야외 러닝 페스티벌’에 가까웠다.

실제로 뛰어보니

새해 첫날 아침, 대전 하늘은 맑았지만 공기는 살벌했다. 계측 상 기온은 영하 10도 안팎, 체감온도는 그 이하.

“2026년 1월 1일 오전 11시 11분 11초. 단순히 숫자의 나열이라기엔 묘한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브런치 @mjshin11

출발 전까지 러너들은 패딩과 롱패딩, 비니, 목도리로 온몸을 둘둘 말고 DCC 실내와 난방 텐트에서 버텼다. 그러다 카운트다운이 가까워지면, 다들 한숨 한 번 쉬고는 패딩을 벗어 비닐에 쑤셔 넣어 물품보관소에 맡긴다. 엑스포다리 위로 올라가면 진짜 ‘선양 모드’가 시작된다. 상의를 벗은 러너들, 스포츠 브라와 나시 차림의 러너들이 서로 몸을 부딪치며 점프하며 몸을 데운다.

“2026년 1월 1일 영하 10도의 기온! 추워도 힘들어도 결국은 해냈다!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첫날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ant3050

스타트 총성이 울리고 러너들이 한꺼번에 갑천변으로 내려간다.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가야 해서 초반은 거의 워킹에 가깝지만, 강둑에 발을 딛는 순간 이 대회의 진짜 보스가 등장한다.

“갑천가를 뛰는 만큼 강바람 장난아니더라구요.” 네이버 블로그 @ant3050

평지 위주 7km라 거리만 보면 비교적 가벼운 코스지만, 초반 1~2km는 몸이 덜 풀린 상태라 추위가 맨살을 그대로 때린다. 손이 얼어 스마트워치를 누르기도 힘들고, 후기에선 이런 말이 반복된다.

“손이 꽁꽁 얼어서 배번호에 옷핀 꽂아 달기가 쉽지 않았어요.” 네이버 블로그 @ant3050

그래도 코스 자체는 잘 짜여 있다. 물빛광장을 출발해 엑스포다리를 건너고, 갑천변과 유림공원, 한밭수목원 인근을 스치듯 지나 다시 돌아오는 순환 루트라, 대전 러너들에게 익숙한 풍경이지만 맨몸으로 마주하니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곳곳에는 “옷은 벗어도 안전은 꽉 채우자” 같은 슬로건과 재치 있는 응원 문구가 붙어 있고, 디즈니 캐릭터, 북극곰, 적토마 코스튬을 한 러너들이 분위기를 띄운다.

중간중간 바디페인팅 부스에서 문장을 새기고 나온 러너들도 눈에 띈다. 누군가는 가슴에 “작심삼일 금지”, 누군가는 등에 “올해는 진짜 달린다”를 적고 뛰어간다. 덕분에 3~4km 지점, 가장 체력적으로 힘든 구간에서도 눈이 심심할 틈이 없다.

“함께 달린 사람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서로 응원하고 함께 땀 흘리고 같은 방향으로 달린 그 시간! 참 따뜻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ant3050

레이스 후반으로 갈수록 추위는 오히려 잊힌다. 얼굴이 얼얼한 대신, 다리와 폐가 먼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 기록은 덤이다. 부부 러너, 러닝크루, 친구들끼리 팀명을 맞춰 신청한 러너들이 서로를 기다려 함께 피니시 라인을 끊는 모습이 더 많다.

“이번 대회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였다는것! 그게 이 대회의 매력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ant3050

피니시를 통과하면 메달과 완주증을 직접 적는 테이블, 그리고 뜨끈한 떡국 줄이 기다린다. 난방 텐트 안에서 김 올라오는 국물을 한 숟갈 뜨는 순간, 방금 전까지의 강바람과 추위는 순식간에 “썰 풀기 좋은 추억”으로 변한다.

좋았던 점

이색적인 새해 루틴. 새해 첫날, 술 대신 7km 맨몸 러닝으로 시작해 “올해는 뭐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얻었다는 후기가 많다.

축제 같은 분위기. 디즈니·북극곰 코스튬, 바디페인팅, 가족·크루 단체 참가까지 더해져, 기록 경쟁보다 “한 판 신나게 놀고 온 느낌”이라는 말이 딱 맞는 러닝 페스티벌.

초보도 도전 가능한 7km. 평지 위주 7km라 거리 부담은 적고, 중간중간 응원과 볼거리 덕분에 “5km보다 7km가 더 재밌게 느껴졌다”는 이야기까지 등장한다.

생각보다 탄탄한 운영. 남녀 탈의실, 번호표별 물품보관소, 핫팩 지급, 난방 텐트, 떡국 제공 등 기본 동선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추워도 버틸 만했다”는 평.

인증샷 맛집. 한빛탑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과 맨몸+바디페인팅 조합은 새해 첫 피드 콘텐츠로도 최고라, 완주 후 사진 정리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

아쉬웠던 점

살인적인 대기 추위. 출발 전 배번호를 달고 대기하는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는 말이 많다. 특히 “손이 꽁꽁 얼어서 옷핀 꽂기도 힘들었다”는 후기가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갑천 강바람 구간. 코스 자체는 평이하지만, 강바람이 얼굴을 바로 때리는 구간에서 체감 난이도가 급상승해 “7km지만 정신력은 하프 마라톤급”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처음 오는 사람에겐 살짝 아쉬운 안내. 전체 동선은 무난하지만, 처음 참가한 러너들 중 일부는 안내 방송이 조금만 더 친절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음에 나간다면 — 참가자 준비 팁

출발 직전까지는 무조건 껴입고 버티기. 스타트 라인에 설 때까지는 패딩·기모 레깅스·비니·장갑으로 최대한 두껍게 입고, 출발 직전에만 규정 복장으로 갈아입는 패턴이 정석처럼 공유된다.

“겨울철 러닝에 후드는 정말 필수입니다. 더워지면 벗으면 되니깐 정말 꼭 챙기세요!”

핫팩·여벌 옷은 넉넉하게. 개인 핫팩 여러 개, 상·하의 여벌, 두꺼운 수건은 거의 필수템처럼 언급된다. 완주 후 떡국 먹고 땀 식기 전에 바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봉투에 미리 세팅해 두면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기록 욕심 내려놓고 ‘버티면서 즐기기’ 모드로. 추위와 강바람이 변수라, 평소 7km 페이스를 그대로 가져가려다 힘만 빼기 쉽다. 많은 참가자들이 “스피드 레이스가 아니라, 추위를 버티면서 분위기 즐기는 날이라고 마음먹으니 훨씬 편했다”고 말한다.

복장·장비는 며칠 전에 테스트. 대회 며칠 전 같은 시간대에 실제 대전 날씨를 맞춰 복장 테스트 런을 해본 사람들이 특히 덜 고생했다. 기모 레깅스 두께, 장갑 타입, 바라클라바 유무 등을 미리 체크해두면 당일에 당황할 일이 줄어든다.

혼자보단 친구·가족과 팀으로. 부부가 단체명으로 접수해 함께 달리거나, 러닝크루 이름을 맞춰 단체샷을 남긴 팀들이 입을 모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다. 추위를 까먹게 해주는 건 결국 옆에서 같이 웃어주는 사람들이다.

총평

“옷은 벗고, 대신 자신감과 추억을 입고 돌아오는 7km짜리 새해 의식.”

한겨울 영하 10도의 갑천바람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뛰어오면 ‘올해는 뭐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상한 용기가 생기는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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